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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록 다단계 성행… 해법 없나?

  • (2017-05-12 00:00)

- “피해 보상 대책 없어 위험” 주장에
- “경제 국경 없어지는 현실 인정해야 해법 나와” 반론


‘해외 직구’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다단계’가 다시 성행하고 있다. 최초의 직구 다단계였던 이피엑스 바디가 실패한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기도 했으나 국내 시장에 정식으로 진입하지 못한 업체를 중심으로 이미 구축한 조직을 활용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실정법을 위반하는 것이지만 이들 업체의 판매원들은 “오히려 등록업체보다 건전하게 영업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인터넷다단계의 생명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질기고 영업 또한 꾸준하게 이어지자 업계에서도 이들 업체에 대해 등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시할 것은 아니라는 반응도 나온다. 모 업체의 대표는 “경제 분야에 있어서는 이미 국경이라는 개념이 무의미해지고 있는데 직구를 통한 다단계판매를 무작정 금지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라면서 “이들 업체가 공제조합 가입을 하지 않으려던 것도 아니므로 불법으로 매도하기보다는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마련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또 공제조합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받는 불이익보다는 가입하지 않아서 얻는 이익이 더 크다면 조합 운영 자체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공제조합에 가입하는 것은 스스로 자기 목에 방울을 다는 격인데 경제적, 시간적 손실에 비해 얻는 게 거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업체의 임직원들은 일반적인 공제조합과 같이 먼저 영업을 하고 나중에 조건이 되는 업체들이 조합에 가입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공제조합이라는 것이 기업을 감시 단속 처벌하는 기능에서 벗어나 이익단체라는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이들 업체의 난립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들 집단은 보상플랜보다는 제품 마니아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어 쩐라이즈나 엑세스 등의 피라미드 업체보다는 훨씬 더 견고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따라서 이들 업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금전적인 피해보다는 건강상의 문제로 집중된다는 것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금전적인 문제도 큰 문제지만 건강상의 문제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들 업체의 제품은 소위 ‘명현현상’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조직들이 소비자 전달에 앞서 ‘명현현상’에 관해 소비자에게 충분히 설명하라고 요구할 만큼 일반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불미스러운 일이 불거진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판매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판매원들은 지금까지 그러한 사례가 없었다는 이유로 이 문제에 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V사의 판매원은 “공제조합에 가입을 하지는 못했지만 수년 째 영업을 해오면서도 단 한 건의 소비자피해도, 건강상의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말로 중요한 것은 조합 가입 여부가 아니라 소비자 피해를 입히는지의 여부”라면서 “공제조합에 가입하고도 회원에게 주식을 판매하거나 불법대출을 일삼는 업체보다는 훨씬 더 건전하게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제품을 (소비자에게)전달하는 방식은 등록 업체나 우리나 똑같다. 그리고 그 사람들도 명현현상이나 과대광고가 문제가 되더라도 회사가 책임지는 부분은 없다. 제품으로 인한 민형사상의 소송이 발생한다면 판매원이 감당해야 한다”면서 “판매방식 자체가 인맥을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품이나 환불에 관한 문제는 생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V사의 판매원들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컨벤션에 참석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해 사전 영업 붐을 일으켰던 W사도 한국을 대상으로 인터넷 가입을 허용하면서 지난해의 열풍을 이어갈 것인지도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정식 회원사로 받아주지 않는다면 공제조합에 가입하지 않고 영업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 업체는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주 상품으로 미국 시장에서는 이미 월 소득 수억 원 대의 판매원을 배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판매원들이 와해됐던 조직 재건에 나서는 등 기대감이 높아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B사는 수소칼슘이라는 독특한 제품으로 세력을 넓혀나가는 중이다. 대전을 중심으로 대구를 비롯한 영남지역을 집중공략하고 있고, 모바일 커뮤니티를 잇따라 개설하면서 1,000명에 가까운 회원을 모집한 커뮤니티도 생겨나고 있다. N사 또한 계란노른자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 제품으로 수년 째 외연을 확대하는 중이다.

이와 같은 인터넷다단계 붐에 편승한 서비스 상품 다단계도 기승을 부린다. 과거 사비앙과 유사한 방식을 모방한 T사는 최근 강남 일대에서 사업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자들 사이에서 회장이라고 불리는 유 모 씨의 설명에 따르면 매달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최고 30만 원까지 카드 사용요금의 20%를 돌려받는 것이다. 그러나 사업 설명회에 참석한 일부 사업자들은 유형 제품이 아니라는 마케팅 특성 탓에 유사수신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모 업체의 임원은 “유형의 상품에만 우호적인 규정을 손질해 각종 용역을 제공할 수 있독록 하되 금전만을 거래하는 유사수신 행위에 대해서는 가혹하다고 여겨질 만큼 강력한 처벌을 병행해야 다단계판매 업계가 한 번 더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영오, 두영준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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