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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늘려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다 (2017-04-28 00:00)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주요 다단계판매 기업의 2016년도 매출은 모두 5조 4,561억 원으로 전년 대비 5.9% 성장했다. 2% 대에 머문 실질경제 성장률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신장된 수치로 다단계판매의 미래를 장밋빛으로 전망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 것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를 보면서 씁쓸해지는 것은 각 기업들의 순이익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기부라는 것은 사회의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낮고 어두운 곳에 처한 이웃에게 내미는 사랑의 손길이다. 그러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기부를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이미 납세라는 방식으로 각자의 책임을 다 하고 있고, 이들이 낸 세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부라는 것은 특히 기업의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을 재는 잣대가 되고는 한다. 굳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기업은 기업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도덕적인 책임을 다 해야 한다는 것에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

다단계판매 사업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면서 진행되는 사업이다. 다른 모든 경제활동도 그렇지만 특히 다단계판매 사업에서의 사람은 그 자체로 자산이 된다.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사업이며 감정과 감성을 공유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때때로 꼭 필요하지 않은 제품이지만 온정에 입각해 소비되기도 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전달되기도 한다. 그래서 다단계판매 기업의 기부는 사랑에 대한 보답이 된다.

그렇지만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다단계판매 기업의 기부 금액은 너무나도 미미하여 이 산업이 과연 사람을 매개로 이어지는 ‘휴먼 네트워킹 비즈니스’가 맞는 것인지 의구심마저 든다.

근래에 들어 급성장하고 있다는 A사는 약 816억 원의 순이익을 남겼지만 기부금액은 14억 원에 불과했다. 순이익의 약 1.72%다. 이 업체가 종교적인 결집력을 바탕으로 성장한 것을 생각한다면 불가사의한 숫자이기도 하다. 약 494억 원의 순이익을 남기고 12억 원을 기부한 또 다른 A사의 약 2.43%의 절반 남짓한 수치다.

이외에도 145억 원을 남긴 S사는 순이익의 0.69%에 불과한 1억 원만을 기부했다. 그러나 이 업체는 접대비로는 7억 원을 사용해 사회적인 책임보다는 오로지 돈벌이에만 급급했다는 인상을 준다. 가장 놀라운 업체는 M사로 2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동안 239만 원만 기부했다. 이 액수는 어떠한 설명도 해명도 불가능한 수치이다.

많은 다단계판매원들은 자주자주 기부와 온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자선활동을 하기 위해 다단계판매를 선택했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이번에 겉으로 드러난 수치로는 그들의 꿈이 허황되며 가식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사람에 대한 사랑과 사회에 대한 공헌을 입버릇처럼 주워섬기는 다단계판매 기업의 치부가 드러났다고 하더라도 유구무언이다.

더구나 대한민국의 관련법이 최대 35%의 수당만을 지급하도록 강제하면서 적극적으로 다단계판매 기업의 영업을 돕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너무나도 실망스러운 현실이다. 이러한 부끄러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각 기업 소속의 판매원들이 보다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인간의 윤리적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스스로 감시자를 자처해야 한다. 개개인이 이 나라 안전망의 한 매듭이라는 생각으로 사람을 생각하는 기업, 사람을 생각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고 고무해야 한다. 기부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조건, 인간의 조건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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