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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참맛

  • (2017-03-31 00:00)

봄이 성큼 다가왔다. 서울에서도 개나리가 피었다는 뉴스도 접하고 많이 내리지는 않았지만 봄비도 내리고 소리 소문 없이 갑자기 앞에 다가온 듯하다.

봄이 다가와서 일까? 겨우내 조금은 조용했던 업계도 조금씩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다. 연초 시행했던 프로모션의 결과가 조금씩 반영되고 있고 이에 맞춰 인센티브 여행을 다녀오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인센티브 여행은 회원들에게는 하나의 작은 목표가 되곤 한다. 한 회사당 적게는 수천 명에서 수만 명의 회원이 있지만 프로모션을 통해 인센티브 여행 자격을 갖는 회원은 많아야 몇 백 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회사들도 1년에 1회에서 2회 정도 그동안 노력한 회원들을 위한 휴식과 또 다른 사업 활성화 및 동기부여를 위해 인센티브 여행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주로 봄과 가을 시즌에 맞춰 진행하는 만큼 지금부터 5월까지 많은 회사들이 해외 유명 관광지를 방문할 것이다. 다단계판매 사업을 오랫동안 한 회원이라면 웬만한 동남아 국가는 한 번씩 다 방문했을 것이다. 최근에는 유럽으로 가는 회사도 더러 있으나 비용과 일정을 고려해 아직까지는 동남아 국가를 더 선호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인센티브 여행에 참석한 회원들의 느낌은 어떨까? 어떤 회원은 프로모션 달성을 통한 성취감과 회사로부터의 보상을 느낄 것이고 어떤 사람은 새로운 문화와 환경을 접하면서 한국에서 느끼지 못했던 신선함을 느낄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훗날 글로벌 사업을 펼칠 새로운 계획과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을 통해서 얻는 감정과 느낌 등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또, 여행을 통해서 꼭 무엇인가를 얻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정해진 답은 없지만 여행의 참맛에 대한 개인적인 답을 적자면 ‘자기만족’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여행 경험이 있지만 20대 혈기왕성할 때 친구와 함께 자동차로 라스베가스를 출발해 미국 서부 일주를 한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학생이었기 때문에 매주 용돈을 조금씩 모아 친구와 차를 한 대 빌리고 1주일 정도 서부지역을 둘러보기로 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아 숙박은 캠핑으로 해결하기로 했고 각종 준비물을 챙겨 첫 번째 여행지로 선정한 시애틀을 향해 출발했다. 졸음을 참아가며 장장 19시간 30분을 운전한 끝에 시애틀 근교에 있는 베이커 스노퀄미 국립공원에 도착했지만 이내 큰 난관에 맞닥뜨리게 됐다.

라스베가스를 출발했던 시기는 4월 중순 한창 날씨가 뜨거워지고 있을 때였다. 당연히 가벼운 옷차림으로 출발한 우리는 베이커 스노퀄미 국립공원을 지날 때 도로 양 옆으로 1m 이상 쌓여 있는 눈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라스베가스보다 북쪽 지역이라고 해도 한국의 봄 날씨 정도로만 생각했었던 우리의 생각은 크게 잘못된 것이었다. 당연히 숙박을 해결하기 위해 미리 봐뒀던 캠핑장들은 모두 눈 때문에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어쩔 수 없이 모텔을 잡아 첫날부터 생각지 못했던 큰 지출을 해야만 했다.

고민 끝에 식비를 줄이기로 결정, 시애틀부터 포틀랜드,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LA에 도착할 때까지 컵라면과 햄버거로 끼니를 때웠다. 당시에는 제대로 못 먹어도 새로운 곳을 눈으로 둘러보고 경험하는 것에 만족했다. 도시마다 갖고 있는 특색, 건물 양식, 공원, 교각 등 차이점들이 눈에 보였고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함에 만족했다.

20대 여행이 새로운 것을 접하는 것에 만족을 했다면, 30대와 40대가 된 지금은 여행에서 다른 맛을 통해 만족감을 얻고 있다. 여전히 여행을 통해 새로운 곳을 방문하면 평소 접할 수 없었던 환경이나 문화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얻지만 그런 것 보다 지금은 현지 음식에 더 많은 만족감을 얻고 있다. 국내 여행에서도 다른 지방을 가게 되면 그 지방 특유의 향토음식을 꼭 맛보고 해외에서는 더욱더 다양한 현지 음식을 경험하려 한다.

개인적 기준으로 고급진 레스토랑이나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닌 현지 서민들이 먹는 음식을 더 좋아한다. 3년 전 중국 출장을 갔을 때였다. 통역사와 함께 주최 측이 마련한 호텔 레스토랑에서 얼마든지 식사가 가능했지만 당시도 통역사에게 말해 일부러 시장 골목으로 찾아 들어가 중국 서민들이 즐겨 찾는 식당을 찾았다.

단돈 6위안, 한화로 1,000원도 안 되는 돈으로 두유와 짜장면 비슷한 면 요리 그리고 만두까지 맛볼 수 있었다. 레스토랑에서 먹을 수 있는 고급진 음식보다 훨씬 더 맛있게 느껴졌다. 이때 먹었던 면 요리는 구린내가 나서 한국인 대부분이 잘 먹지 못하는 취두부(삭힌 중국 두부 요리)와 함께 가장 인상 깊고 기억에 남는 중국 요리가 됐다.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들은 외국에서 현지 음식을 먹는 것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감사하게도 개인적으로 새로운 음식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 어떤 음식이든 다 소화해내고 맛을 음미하며 즐기고 있다. 예전엔 해외에 가기 전 관광 명소를 찾았다면 지금은 현지식와 주전부리를 미리 검색하곤 한다. 찾는 즐거움 그리고 현지에서 맛을 보는 즐거움까지 이것이 현재 내 여행의 참맛이다.  
 

김선호 기자gys_ted@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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