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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피라미드 척결도 공론화 해야 (2017-03-24 00:00)

지난 3월 23일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유통법학회가 주최한 ‘방판법 선진화를 위한 정책 특별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주변 단체의 활동을 생각한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다. 업계에는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지만 누구 하나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생계와 직결된 판매원들은 발언할 창구가 없고, 판매원들과 직접적으로 관계하는 기업들은 기관과 단체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함부로 입을 열 수 없었을 것이다. 반면 주변 단체들은 공연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우 때문에 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행사를 기획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심포지엄을 지켜보면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방문판매법 재개정 당시와 마찬가지로 정책의 파장을 직접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판매원들의 목소리는 이번에도 반영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다단계판매 관련법이 제정된 것은 소비자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함이고 판매원 역시 소비자의 자격을 공유하므로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그 누구의 주장보다 먼저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심포지엄에서 논의된 사안들 역시 업계의 숙원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지만 업계에서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방식의 다단계는 새로운 방식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타당하고, 여타의 범죄로 인한 형량보다 무거운 다단계 관련 범죄자에 대한 형량을 비슷한 수준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그럴듯하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업계의 뜨거운 감자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논의를 하지 못했다.

지금 업계는 각양각색의 불법적인 방식을 장착한 피라미드 조직으로부터 자사의 회원들을 지키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온갖 기묘한 방식의 규제와 요구를 충족하면서 다단계판매를 시작했는데 정작 그 규제의 주체들이 범죄조직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데에서 절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랫동안 기업과 판매원이 고심해온 주제를 다루기는 했지만 최근 들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불법 피라미드로부터 판매원을 지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는 점은 안타깝다. 어떠한 방식으로 논의가 이루어지든 불만은 생기게 마련이고 소외되는 집단이 발생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현장의 판매원 개인의 힘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당면하고 시급한 과제가 논외로 밀린 것은 애석한 일이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시각에 따라, 자리에 따라 다루는 현안의 경중도 달리 느껴지게 마련이다. 단발성의 심포지엄에서 지나치게 광범위한 사안을 다루다보면 이도 저도 아닌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도 이해하는 바이다. 하지만 법 안의 기업에 대한 가혹한 규제를 상쇄할 만한 법 밖의 범죄 조직 소탕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은 숨길 수가 없다.

이번 심포지엄의 가치를 폄훼하려는 것도 아니고 그 가치를 낮추어 보자는 것도 아니다. 행사를 준비하는 동안 기울였을 직판협회와 관계자들의 노고도 충분히 이해한다. 다만 우리 업계의 여러 가지 현안 중에서 현장에 가장 시급한 것으로 여기는 불법적인 조직들에 대한 고발이나 응징의 목소리가 없었다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다시 한 번 지적하거니와 우리 업계의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는 불법적인 조직들을 일소하는 것이다. 직판협회에서 모범을 보인 것처럼 업계의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하고 난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함께 찾아보는 자리가 마련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직판협회가 오래 전부터 우리 업계가 고민해온 사안을 공론화 하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데 대해서 업계를 대신해 치하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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