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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필요한 스펙은 인성이다 (2017-02-10 00:00)

최근 우연찮게 인터넷에서 ‘감동실화’라는 검색어를 통해 한 글을 읽어보게 됐다. 그 글은 다음과 같이 시작했다.

『어느 시장 골목을 한 노모와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노모의 손자가 함께 길을 걷고 있었다. 손자는 자기 덩치보다 큰 수레를 할머니 대신 밀고 있었고 그 수레 위에는 시장에서 팔고 남은 고사리와 약간의 야채, 그리고 할머니가 손자를 위해 사준 것으로 보이는 과자 봉지 하나가 있었다.

손자는 할머니가 사주신 과자에 신이 났는지 밝은 얼굴로 수레를 밀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보다 큰 수레의 운전이 쉽지 않았는지 그만 시장 골목 끄트머리에 주차되어 있던 고급 외제 자동차의 옆 부분을 긁고 말았다.

할머니는 그 모습을 보고 손자를 불러 세웠다. 차에는 아무도 없었고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도 무관심 속에 각자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었기에 그냥 모른척 지나갈 수 있었지만 할머니는 그렇지 않았다. 아무리 없이 살아도 손자의 실수를 차주에게 사과를 하려고 자리를 뜨지 않고 멈춰선 것이다. 하지만 할머니는 차의 상태를 보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발만 동동 구리고 있었다. 이런 할머니의 모습을 본 손자는 급기야 울음을 터뜨렸고 이 울음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 이들 곁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모여든 사람들은 곧 사태파악이 됐지만 누구하나 선뜻 나서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단지 이들의 머릿속에는 어마어마한 수리비용을 산출하고만 있을 뿐이었다. 보다 못한 한 학생이 핸드폰으로 차주에게 연락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차주인 40대 부부가 이들 곁으로 다가왔다.』

만약 내가 차주라면 나는 이들에게 어떻게 대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글을 여기까지 읽으면서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일단 손상된 차를 보고 굉장히 화가 치밀어 오를 것이고 손상을 입힌 할머니와 손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으나 이들의 행색을 보면 제대로 손해배상을 받지 못할 느낌에 난감해 할 것이다. 그런데 이들 차주 부부의 반응은 의외였다.

『할머니와 손자에게 다가온 차주 부부는 이들을 보자마자 허리를 굽히고 사죄했다. 남편은 할머니에게 “주차장에 주차했어야 했는데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이곳에 주차하게 됐습니다. 좁은 골목길 통행에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연신 사죄했다. 부인은 울고 있는 아이에게 “우리가 이곳에 주차해서 미안해”라며 감싸줬다. 모여 있던 사람들은 차주 부부의 인성에 감탄하면서 자신들이 상상했던 것을 부끄러워하며 멋쩍은 웃음만 보였다.

차주의 인성에 감탄한 것은 당시 그곳에 모였던 사람뿐만이 아니었다. 인터넷을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된 해당 자동차 회사 역시 차주의 인성에 반해 수소문 끝에 차주를 찾아냈고 무상으로 차를 수리해줬다.』

과연 이 글이 사실일까?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글의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그리 중요치 않다. 사실이라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분명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것을 다시 느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이 아니라면 우리가 잊고 있었던 사람의 됨됨이와 인성에 대해 반성하면 된다. 글쓴이는 분명 메말라버리고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해진 현대사회에 메시지를 전할 목적으로 이 글을 남겼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발간된 <인성이 경쟁력이다>에서는 인성이야말로 진짜 경쟁력이고 필수 스펙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인간 간의 치열한 경쟁을 뛰어넘어 기계와 경쟁하는 지금 시대에 최고의 경쟁력은 학력이 아닌 인성이라고 말한다. 그 어떤 기술로도 복제나 생성이 안 되는 인성, 즉 인간의 본성을 간직하고 발전시킨다면 그 어떤 위협도 걱정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인성이야말로 진짜 인간의 성공을 이끌어내는 결정적 수단이다. 누구는 금수저 물고 태어나서 졸업하고 취업해서 결혼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는데 누구는 흙수저 물고 태어나서 취업도 결혼도 포기해야 하는 세상이라는 원망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선시대 이후 신분제도가 없어졌지만 최근 들어 신분의 서열을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로 표현해 매기고 있다.

온도가 1천도가 넘어가면 분명 금과 은은 모두 다 녹아버리지만 흙은 녹지 않는다. 뜨거운 온도에서 견디다 보면 흙은 도자기로 변한다. 즉, 어떤 모습으로 태어났는냐 보다는 얼마나 잘 견디느냐가 중요하다.

회사에서도 가장 필요로 하는 인재는 인성을 갖춘 창의적인 인물이다. 다름을 인정하는 존중,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올바른 소통, 올바른 싸가지를 갖추는 예의, 인성의 기본인 효 등 인성을 바탕으로 그 위에 역량을 쌓아가고 뜨거운 온도에서 잘 견뎌낸다면 절대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김선호 기자gys_ted@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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