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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2017-01-06 00:00)

- 여러분이 진정한 마스터입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마스터>의 누적 관객수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1월 3일 현재 575만 명이 <마스터>를 봤다고 한다. 이렇게 빠르게 관객수가 늘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화려한 출연진이 단단히 한몫 하고 있을 것이다.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 등의 유명한 주연 배우를 비롯해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많은 조연들이 함께 출연해 제작발표회 때부터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이런 화제의 중심에 있는 영화는 대부분 개봉과 동시에 많은 관객들이 찾아보기 마련이고 천만관객을 가볍게 넘기기 일쑤다. <마스터> 역시 천만관객은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본 기자 역시 화제의 중심에 있는 <마스터>를 찾아봤다. 하지만 일반 대중이 갖는 화제의 중심과는 다른 화제의 중심이 있어 평소 잘 가지 않는 극장까지 방문하게 됐다. 업계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알겠지만 <마스터> 영화의 모티브가 바로 ‘단군 이래 희대의 사기꾼’이란 별명까지 얻은 조희팔 사건을 모티브로 했기 때문이다.

조희팔은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전국에 10개의 유사수신 업체를 두고 약 4조 원의 피해액을 발생시켰다. 중국으로 도피한 그는 지난 2011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으며, 유골이 화장되어 국내로 이송됐다. 경찰의 사망 발표 이후에도 조희팔을 봤다는 목격담이 계속되면서 그의 사망을 둘러싼 의혹은 계속되고 있다.

조희팔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을 때 국내 최대 규모의 피해액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그의 사건이 유사수신 사기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많은 매체는 마치 그가 다단계로 사기를 벌인 것처럼 보도했다.

사실 조희팔 사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유사수신 및 피라미드 사건을 그동안 ‘다단계 사기’로 표현하며 마치 다단계가 불법이고 사회악인 것 마냥 매도했다. 물론 이렇게 된 계기는 예전 업계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을 때 일부 업체의 부도덕한 영업 행위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켰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업계는 자정노력은 물론 ‘다단계’가 무엇인지 알리는 등 이미지 개선을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대중에게 전달력이 가장 높은 TV방송, 영화 등에서 심심찮게 ‘다단계’를 소재로 다루며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전달되다 보니 업계의 노력은 번번이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히고 한계를 보인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영화 <마스터>를 대한 우리 업계의 움직임은 다른 때와 달랐다. 한국 영화계를 주름잡는 배우들의 캐스팅과 영화 소재가 조희팔 사건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한국직접판매협회, 직접판매공제조합,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등 다단계판매업의 단체 3곳이 처음으로 손을 맞잡고 ‘다단계’라는 단어의 잘못된 사용을 사전에 예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양 조합이 각각 유사수신 및 불법 피라미드 업체의 사기 행각을 ‘다단계’로 표현한 매체에 공문을 보내 용어의 오용에 대해 지적하고 정확한 용어 사용을 요청해 왔으나 협회와 양 조합이 공동으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으로 있는 일이었다. 협회와 양 조합 실무진이 회동한 이후 각 단체의 임직원들은 영화 제작사, 대본 작가, 감독 등에게 지속적으로 공문발송을 통해 다단계와 유사수신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 대본에 ‘다단계’ 용어를 올바르게 사용해줄 것을 당부해왔다. 

조합의 한 실무진은 영화 제작을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 자주 전화를 하고 요청을 했더니 귀찮아하고 나중에는 전화를 피하기까지 했다고 했다. 이 얘기는 한 두번 형식적으로 공문을 보내고 끝낸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유사수신과 다단계의 차이점을 인식할 수 있게끔 끈질기게 알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실무진은 영화 제작자로부터 대본에 ‘다단계’라는 단어가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정말일까?’, ‘귀찮아서, 더 이상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은 아닐까?’하는 의구심은 집에 드러누워 편하게 영화 보는 것을 선호하는 나의 발을 심야극장으로 이끌었다.

두 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 배우의 열연이나 극의 전개 등 일반적인 영화 감상할 때와는 다르게 두 귀를 쫑긋 세워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했다. 그리고 확인했다. 극중 유사수신 업체의 회사명과 이병헌의 캐릭터 분장이 예전 모 회사를 연상케 해 씁쓸함이 있었으나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속으로 기뻤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배우의 연기나 작품성에 박수를 보냈다면, 본 기자는 협회와 양 조합의 임직원들이 그간 노력했을 과정에 박수를 보냈다. 정말 단 한번도 ‘다단계’라는 단어가 언급되지 않았다.

이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우리 업계는 또 한 번 부정적인 이미지로 대중에게 전달되었을 것이다. 업계를 위한 이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다시 한 번 협회와 양 조합의 모든 임직원에게 감사드리며, 꼭 이 말을 전하고 싶다.

“여러분이 업계의 진정한 마스터입니다”

 

김선호 기자gys_ted@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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