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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다단계 중단… 적극적인 대책 강구해야 (2016-12-09 00:00)

SKT, KT, LGU+ 등 통신3사가 다단계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눈에 띄는 조치를 하지 않고 있어 판매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통신3사가 국회의원 한두 사람의 압박에 굴복하는 과정에서 판매원에 대한 대책이나 보상 등에 대한 일체의 언급이 없었다는 것도 문제지만, 시장에 파급될 영향 또한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분명한 대기업의 횡포이다. 건전한 계약관계였다면 무조건적인 다단계 철수를 선언할 것이 아니라 계약 기간과 조건, 판매업체의 정책 변화를 위한 숙려기간, 판매원에 대한 경제적인 고려 등등이 함께 포함됐어야 했다.

대기업뿐만이 아니라 3사의 통신상품을 판매해온 다단계판매 업체 또한 이와 관련해 이렇다 할 항의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통신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해온 업체에 대해 통신상품을 판매하지 말라는 것은 기업의 문을 닫으라는 말과 다름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찍소리 하지 못하고 대기업의 일방적인 발표와 조치를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스스로 방기하는 꼴이다.

다단계판매는 일반적인 유통점과는 달리 수많은 판매원의 생계가 달려있다. 일반 유통점의 경우 직원을 고용해서 노동에 합당한 급료를 지급하는 노사관계가 성립하지만, 다단계판매의 경우에는 노사관계가 성립하지 않고 대기업과 판매업체와의 관계처럼 계약관계가 된다. 이 계약은 급여를 받지 않는 대신 소비자를 구축하거나 판매원을 모집해서 전체 매출의 35% 이내의 금액을 돌려받겠다는 것이다. 일체의 판촉비용도 발생하지 않을뿐더러 판매시점으로부터 최장 한 달 반 이상이 지난 후에 수당을 지급할 수 있고, 아무리 많은 단말기가 판매되더라도 좌우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최소한의 금액을 지급하면서 회사의 수익은 극대화된다. 물론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이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녹록하지는 않을 테지만 어쨌든 현재의 방문판매법은 판매원보다는 판매업자인 회사 측이 훨씬 더 유리한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기형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대기업과 다단계판매 업체, 다시 다단계판매 업체와 다단계판매원의 관계는 전형적인 먹이사슬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관련법의 비호를 받고 있기도 하다. 상황이 이렇다면, 적어도 십수 년 간 이러한 관계 속에서 돈을 벌어왔다면 판매를 중단하는 등의 중대한 사안이 발생한 사유라도 설명하고 판매원에 대한 보호대책을 강구하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일 것이다.

대체로 돈이란 차가운 것이지만 적어도 다단계판매 업계에서 발생되는 돈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과 정성이 만들어내는 따뜻한 것이다. 시중에서라면 보조금을 얹어줘도 팔리지 않았을 싸구려 ‘똥폰’을 제값 받고, 거기에다 가장 비싼 요금제와 묶어서 판매할 수 있었던 것도 혈연과 지연과 학연 등으로 끈끈하게 이어진 인정이 바탕이 됐으므로 가능한 일이었다. 이미 발생한 일들이야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통신다단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면 조속히 그에 합당한 행동을 취하는 것이 한 사람이라도 피해자를 줄이는 길이다. 판매중지를 선언한 이후에도 실질적인 조치가 뒤따르지 않음으로써 일부 판매원들은 여전히 통신다단계에 대한 미련을 놓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이야 다단계판매원을 보호해야 할 책임도 의무도 없으므로 그렇다손 치더라도 다단계판매 업체는 그들과는 달리 보다 적극적으로 판매원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 적극적인 정책전환을 통해 선제적으로 계약해지를 요청할 수도 있고, 판매원이 입게 될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통신상품을 판매하는 거의 모든 업체는 대기업의 처분만을 기다리는 굴종적인 자세를 여전히 유지하면서 판매원 보호를 외면하고 있다.

이처럼 위기가 도래했을 때 판매원 보호에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은 다시금 기회가 찾아왔을 때 판매원의 미온적인 반응을 초래하기 십상이다. 정치인과 대기업의 원칙을 벗어난 비인간적인 정책은 그들의 관행이라고 여기더라도, 우리 업계의 종사자들은 우리끼리의 끈끈함으로 서로를 지켜줘야 한다. 보다 조속하고 적극적인 대책수립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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