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돋보기

오늘은 웃자

  • (2016-10-21 00:00)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보건복지포럼, ‘노년기의 사회•심리적 불안과 정신건강’ 보고서에서 65세 이상 노인의 10.3%가 ‘지난 1년간 자살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구들장 신세일지도 모르는 노인 10명 중 1명은 끔찍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세상이 각박하다지만 노후의 삶은 지금과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했던 수많은 이들에게 촌철살인이 아닐 수 없다.


살다보면, 혹은 살아보니 복잡한 세상 속에서도 우리는 단순한 일들로 머리를 감싸 쥐곤 했다. 10대에서 50대에 이르기까지 그 시절마다 구구절절한 사연 속에서 고독한 외길 인생을 걸어왔으리라. 10대에는 학업에, 20대에는 취업에, 30대에는 결혼에, 40대에는 노후준비에…제 멋대로 꼬여있는 이어폰 같은 복잡한 일상 속에서 수년, 수십 년을 바쁘게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허무하게도 학업, 취업, 결혼, 노후준비라는 단어로 10년의 세월이 정의 되어 버린다.


은퇴하면 달라질 것이라는 노후의 삶도 애석하게도 이제는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세월아 네월아, 흘러가면 그만이다’ 했던 젊은 날의 패기는 사라지고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오늘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살만할 때는 마음 맞는 녀석 몇 잡아다 여전히 소주 가격을 삼천 원 밖에 받지 않는 동네 구석진 양심가게에서 세상을 흉볼 때다. 어묵탕과 이천 원 더 비싼 모듬 어묵탕 사이에서 설왕설래하다가도 거뜬히 취하면 소주 한 잔에 “내가 못났네”, “네가 못났네”하면서 서로의 치부나 드러내며 자신을 위로 하곤 했다.


그 마저도 안하면 스스로가 정말 못나 보이고 한심해 보일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힘들게 살아왔으면서도 정작 자신에게 남아 있는 것이 없을 때는 자신이 너무 무능하고, 처량하다. 녀석들의 흉이 내 위로가 된다는 오늘이 너무나 안타깝다.


‘내일이면 나아지겠지, 내년이면 좋아지겠지’…스스로 다짐만 되뇐 것이 하루에도 수십 번이다. 그래도 그 지긋지긋하고 복잡한 세속에 시달리다 훗날엔 반드시 한적한 시골로 떠나 노후의 삶을 찾을 것이라든지, 세계 여행을 떠날 것이라든지, 꽤 화려한 노후계획이 잡혀있었을 텐데 이제는 그 다짐마저 무색해지고, 무망해졌다.


더군다나 근래에 들어 항노화 기술이 발달하면서 150세 시대가 도래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가히 충격이다. 늙은 소는 콩밭으로 간다는데, 머지않아 콩밭은 고사하고 늙어서도 도돌이표의 삶을 또 다시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고문 같았던 삶이 또 이어진다니 머리가 지끈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탓하면서 하릴없이 쪽박이나 차면서 살아가고 싶지는 않다. 시계가 고장 나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 법인데 뒤틀린 우리의 삶에도 짜릿한 순간이 있지 않을까 미련을 보태며 살 뿐이다.


누구나 미래를 걱정하지만 미래가 보장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가 그리던 노후의 삶이 구겨진 나부랭이나 될 것 같으면 차라리 오늘만 보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태양을 보고 쏜 화살이 느티나무를 보고 쏜 화살보다는 멀리는 가겠지만 어디로 갈지는 알 수 없지 않은가? 굳이 알 수 없는 미래를 위해 따가운 햇볕에 눈을 찡그릴 필요는 없다.


차라리 오늘만이라도 행복하게 사는 것이 어떨까? 오늘의 계획이 모이고 모여서 찬란한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는 불 보듯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내 감정을 담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훗날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다며 스스로를 비관하는 염세적인 삶보다는 오늘의 감정에 충실 한다면 적어도 당장 오늘에는 후회할 일은 없지 않을까?


내일을 위해 오늘 투정을 부리고 짜증을 내는 것보다는 오늘을 위해 당장 오늘 웃고 살아보자. 굽어지기 쉬운 쑥대도 삼밭에서 자라면 곧게 자라듯이 모두가 오늘을 웃고 산다면 우리의 세상도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두영준 기자mknews@mk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

포토뉴스 더보기

해외뉴스 더보기

식약신문

사설/칼럼 더보기

다이렉트셀링

만평 더보기

업계동정 더보기

세모다 스튜디오

세모다 스튜디오 이곳을 클릭하면 더 많은 영상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

booked.net
+27
°
C
+27°
+22°
서울특별시
목요일, 10
7일 예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