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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록 다단계 척결, 공정위가 나서라 (2016-09-09 00:00)

무등록다단계판매 업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들 불법 업체들이 활동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근래에 들어 정식으로 등록한 업체보다 그 수가 훨씬 더 많아지면서 관련 법 자체가 부정되는 것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사법부의 비리와 맞물리면서 기소가 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거나 심지어는 무죄를 선고받는 사례도 늘어나는 형편이다. 이렇다보니 판매원들 사이에서 방문판매법은 있으나 마나한 법률로 오인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아무리 사소한 규칙이라도 그것을 지켰을 때의 혜택과 어겼을 때의 벌칙이 분명하지 않으면 규칙으로서의 가치는 소멸되고 만다. 하물며 한 국가의 내수를 위한 근간이랄 수 있는 유통활동을 제어한다는 방문판매법을 지키지 않고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면 어려운 가운데서도 법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해온 수많은 기업들의 사기를 꺾는 꼴이 된다.

실제로 지금 현장에서는 많은 판매원이 무등록 다단계판매 업체 또는 유사수신 업체로 이탈하고 있다. 이들이 이탈하는 이유는 대부분 사업 진행이 여의치 않고, 또 여의치 않은 만큼 소득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무등록 업체의 경우에는 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 관계로 같은 분량의 일을 했을 때 획득할 수 있는 수당이 최소한 두 배에 이른다는 것이 판매원들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으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특정한 제품을 유통하지 않고 돈 거래만으로 소득이 발생하면서 그동안 다단계판매를 통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사람들은 새로운 사업의 기회로 받아들인다. 특히 사재기를 할 필요가 없다는 둥 다단계판매의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하면서 다단계판매 조직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영세 업체 중에는 다단계판매 등록증을 반납하고 단순 방문판매로 전업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이들 업체의 관계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부터 공제조합, 경찰 등등으로부터 온갖 간섭을 다 받다보니 차라리 불법이라고는 해도 여기저기 간섭받지 않고, 그렇다고 불이익을 보지도 않는 방문판매가 매력적으로 느껴진다.”고 입을 모은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미국 등 해외에 본사를 둔 다단계판매 업체들이 다시 한 번 한국시장의 문을 두드리면서 제2의 인터넷다단계 시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들 업체에서 활동하는 판매원들은 과거에는 암암리에 활동하면서 법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국내법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면서 세몰이를 하고 있다. 무등록다단계판매 업체가 위험한 것은 이들이 주 타깃을 삼은 판매원들이 대부분 60~70대의 고령층이라는 점이다. 퇴직금이나 은퇴자금, 심지어는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도록 유도하고 있어 그나마 취약한 노인들의 경제적인 기반이 일거에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걱정스럽다.

무등록다단계와 인터넷다단계 등에 대해서는 길게 보자면 10여 년 전부터, 짧게 잡아도 5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문제다. 그러나 다단계판매에 관한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단 한 건도 자발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다. 불법업체가 기승을 부릴수록 오히려 등록업체를 옥죄면서 원성을 자초해 왔다. 물론 인력부족이나 수시로 보직을 옮기는 바람에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업계를 보호하기 위한 시늉조차도 하지 않았던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외형적으로는 5조 원 시대를 연 다단계판매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심각할 정도로 취약한 정황을 발견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공제조합 등등의 적들과 싸워야 하고 외부적으로는 무등록 불법 업체들의 공격을 막아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우리 업계가 지닌 취약성이 언제든 불거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기회는 언제나 위기와 함께 오는 법이다. 위기 상황에 봉착한 지금이야 말로 각종 불법업체를 단죄하고 시장을 보다 건전하게 풍요롭게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단 한 번만이라도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서 다단계판매 업계를 보호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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