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돋보기

‘브레이크 어웨이’의 검은 유혹

  • (2016-01-25 00:00)

한때 바이너리 플랜을 두고 불법이니 피라미드니 말들이 많았다. 시쳇말로 한 줄은 스폰서가 잡아주고 한 줄만 하면되기 때문에 불로소득의 기회가 많고, ‘짜 맞추기를 통해 조직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도 바이너리 방식을 불법으로 취급하는 원인으로 꼽혔다.

이러한 인식은 지금도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실제로도 짜 맞추기를 통해 사업을 이어가는 리더들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기도 하다. 그래서 브레이크 어웨이 방식의 사업을 하는 사람이나, 매트릭스, 유니레벨 방식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바이너리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바이너리 사업자들은 또 그들대로 항변한다. 바이너리 사업을 하다보면 짜 맞추느라 자신의 경제적인 능력보다 과하게 구매를 하기도 하지만, 브레이크 어웨이만큼 비인간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브레이크 어웨이 방식의 사업 설명을 들어보면 아주 그럴 듯하다. 오로지 자신의 노력만으로 아메리카 대륙을 점령해 나가는 개척자가 저절로 떠오를 지경이다. 브레이크 어웨이 방식이란 특정 사업자의 하부의 한 파트너 그룹이 회사에서 정한 일정액의 매출을 달성하면, 해당 사업자에게 일정 부분의 수당을 지급하면서 하부에서 떨어져 나가도록하는 방식이다. 이런 식으로 한 레그씩 독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브레이크 어웨이 방식의 핵심이다.

그러니까 직급이 올라갈수록 하부에 독립한 레그 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각각의 레그를 독립시켜 본 사람은 알겠지만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한 번 독립했다고 해서 영원히 유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가 간 아들을 지켜보는 마음으로 노심초사 자주자주 손을 대야 한다.

유지가 어려운 것은 비단 브레이크 어웨이 방식뿐만이 아니므로 이것을 두고 인간적인 매력이 덜하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브레이크 어웨이 방식의 비인간적이 부분은 잘 나가는 파트너의 상부에 못 나가는 스폰서가 버티고 있을 때 발생한다. 대부분의 브레이크 어웨이 방식은 특정 파트너가 탈퇴할 경우 그 파트너로부터 비롯된 사업자 및 판매원 그룹이 스폰서의 직대로 붙게 된다. 그러니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손자들이 할아버지의 양자로 입적되는 것과 흡사하다.

못 나가는 스폰서의 입장에서는 잘 나가는 파트너 한 사람만 제거하면 그 하부의 손자들을 모조리 자신의 양자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음모가 꾸며지고 잔인한 학살극이 벌어진다. 검은 돈이 오고 가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다단계판매원의 지위를 사고팔 수가 없다. 방문 판매법이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지위를 사고파는 게 아니라 그냥 돈을 받고 탈퇴를 하는 것이다. 물론 스폰서가 탈퇴를 할 경우 사업에 확신이 없는 파트너들은 동반 탈퇴하기 십상이다. 그렇지만 사업이 탄탄하게 진행되는 파트너라면 스폰서가 사업을 하든지 말든지, 고의적으로 탈퇴를 하든지 말든지 상관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매진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검은 거래가 성사된다.

스폰서의 입장에서는 단숨에 사업이 번창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지위를 양도한 파트너는 목돈을 쥐는 윈윈이 이루어진다. 보기에는 별 하자가 없지만 돈으로 산 스폰서의 직급은, 돈으로 산 양반 자리만큼 편치가 않다. 무엇보다 스폰서로서 체면이 안 서는 것이다.

체면이 안 설뿐 아니라 말발도 먹히지 않는다. 돈으로 다이아몬드를 샀다는 것은 다이아몬드까지 가는 길을 모른다는 말이고, 그 길을 모르고서는 파트너들의 사업을 도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거래는 자칫 다단계판매 사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초래하기도 한다. 초보 사업자나 단순 회원들이 바라보는 이 사업은 노력이 아니라 거래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비치기 십상이다. 그뿐만 아니라 파트너들은 사업이 힘들어질 경우 미련 없이 털고 떠나게 된다. 자신은 밤을 낮 삼아 전국을 누비는 데 스폰서는 돈을 주고 직급에 올랐다는 박탈감을 견뎌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저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 같은 일이지만 실제로 이런 일은 벌어지고 있다. 거래 이후의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스폰서 본인만이 아는 것이지만, 어떤 일이든 오래 하다보면 감이라는 게 생기고 눈치라는 게 발달하게 된다.

그렇다고 브레이크 어웨이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어떤 플랜이든 결정적인 함정은 있게 마련이므로 함정을 잘 피해가라는 당부의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또 검은 거래의 유혹을 떨쳐내고 떳떳한 스폰서가 되어 달라는 바람을 전하는 것이다.

권영오 기자chmargaux@mk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

포토뉴스 더보기

해외뉴스 더보기

식약신문

사설/칼럼 더보기

다이렉트셀링

만평 더보기

업계동정 더보기

세모다 스튜디오

세모다 스튜디오 이곳을 클릭하면 더 많은 영상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

booked.net
+27
°
C
+27°
+22°
서울특별시
목요일, 10
7일 예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