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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들이 읽는 동화

하늘문이 열리는 섣달그믐 밤

  • (2015-08-21 00:00)

 옛날 옛적 호랑이가 담배 피던 그 옛날에 하늘을 지배하는 임금인 하느님은 온천하의 만백성이 모두 잘 살게 하기 위해 섣달그믐 저녁이 되면 하늘문을 열어 곳간에 쌓여있는 금은보화를 온누리에 뿌려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해마다 그날이 되면 집안이나 골목길은 물론 들과 산까지도 모두 금빛 은빛이 잔잔한 파도처럼 일렁였다고 합니다.

 그러면 세상 모든 집의 기와는 물론 나무나 돌멩이조차도 금과 은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금은보화는 줍는 사람이 주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한가지 엄한 규칙은 절대로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주운 금과 은을 방안에 두었다가 날이 밝은 다음에 문을 열어야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형 무쇠는 성격이 포악하고 모질고 돈을 목숨보다 귀하게 여겼지만 동생 돌쇠는 사람 됨됨이가 선하고 충직했습니다. 그해 섣달그믐날, 돌쇠형제도 방안에 앉아 하늘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하늘문이 열릴 기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조바심을 내던 무쇠는 어떻게 해야 보다 많은 금은보화를 얻을 수 있을지를 궁리했습니다. ‘하늘문이 열리자마자 어느 누구보다도 먼저 뛰쳐나가 가능한 한 많은 금은보화를 채집해야 하는데…’ 궁리가 여기에 미치자 무쇠는 농기구를 비롯 큼지막한 바위덩이와 돌멩이 등을 자기의 방 앞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하지만 돌쇠는 별 움직임 없이 촛농이 흘리는 눈물을 바라보면서 인내심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새벽이 되자 드디어 하늘문이 열렸고 마당에 가져다 놓았던 농기구를 비롯 바위덩이와 큼지막한 돌멩이 등이 모두 금과 은으로 바뀌어져 있었습니다. 무쇠는 문 앞에 준바해 두었던 것들을 모두 방안으로 옮겼습니다. 온 방안은 금은보석이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무쇠는 가슴이 울렁였습니다. ‘아! 내가 마을 최고의 부자가 된 거 같구나. 최고의 부자가…’

 무쇠는 날이 밝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기다리고 있으려니 시간은 흐르지 않고 괴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기다림이 간절할수록 시간은 강력접착제로 눌려 붙어 있는 것처럼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날이 밝아오지 않자 무쇠의 참을성이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바깥에 나가면 어느 하늘 끝에 새벽이 자기를 내려다보고 있을 것 같아 방문을 열고 나가 하늘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러나 하늘 어디에도 새벽의 인기척은 물론 노크소리도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무쇠는 너무 초조한 마음에 ‘날이 밝을 때까지 문을 열어서는 안된다’는 금제를 어겼다는 사실이 뇌리를 강타했습니다. 가슴이 서늘해진 무쇠가 다시 방안으로 들어서자 방안에 가득 찼던 금은보화는 어느새 본래의 농기구나 바위, 돌멩이 등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반면 돌쇠는 날이 환하게 밝을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렸다가 방문을 여니 광주리에 담아놓았던 금은보화가 눈이 부시게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은 무쇠처럼 탐욕스러운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나자 놀랍고 화가 나서 다시는 하늘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누구든 행복한 풍요한 생활을 꿈꾸며 늘 요행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어리석게도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한해가 지나고 또 한해가 지니서 이제 백년 천년 만년이 지났지만 하늘문은 영구히 닫혔고 끝내 다시 열리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음력 섣달그믐이 되면 여전히 가족들이 둘러앉아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리는 픙습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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