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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nterview | 다음 웹툰 ‘던전 오브 다단계’ 구성 작가 서자희가

다단계 소재로 한 웹툰, “누군가는 해야 할 일”

  • (2015-07-10 00:00)

 ‘웹툰(Web Toon)’이란 말 그대로 웹(온라인)에서 보여주기 위해 그린 만화를 말한다. 출판된 만화를 인터넷을 통해 보여주는 것과는 다른 개념으로, 침체된 출판 만화의 대안으로 자리잡으며 현재까지 성장해오고 있다.

 최근 다음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다음 웹툰에서 다단계라는 소재로 웹툰을 만들고 있는 구성작가 서자희가(필명)를 만나봤다.


 본명이 무엇인가?
 밝힐 수 없다.


 이유가 있나?
 신분이 알려지면 취재하는데 방해가 된다. 사진을 찍기 꺼려한 것도 그 때문이다.


 다단계라는 소재로 웹툰을 연재하게 된 계기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도 다루지 않기에 내가 했다. 전에는 다단계라고 하면 구시대적이고, 개그 프로그램에서나 쓰이는 희화적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주변인들이 다단계를 하면서 피해 입는 것을 보게 됐고, 아직까지도 그런 게 있나 싶어 흥미가 생겼다. 여러 피해사례들을 접하면서 이야기로 만들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 제작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내가 하는 일은 오히려 기자와 비슷하다. 여기저기서 취재를 하고 자료를 찾는다. 일단 큰 주제를 잡아놓고, 취재를 통해 디테일을 캔다. 이걸 정리해서 그림작가에게 넘긴다. 작화나 스토리는 그 친구 몫이다. 나는 제작 중에 계속 수정사항을 얘기한다. 한 편이 나오기까지 5일 정도가 걸린다. 그림 그리는 시간이 필요하니 실 취재시간은 이틀 정도다.


 취재는 어떤 식으로 하나?
 연재 전에는 직접 사업자들을 찾아다녔는데, 연재가 시작된 후에는 먼저 찾아온다. 더 큰 차이라고 한다면 연재가 시작되고 나서부터 고위직급자 출신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연재 전에는 하위직급자들과 얘기를 많이 했었는데 연재가 시작되자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모두 알려주겠다”며 고위직급자들이 접근해왔다. 이제는 제보가 하도 많이 들어오다 보니 그 중에 스파이가 있는지의 여부도 생각해야 한다.


 고위직급자와 하위직급자의 이야기에 어떤 차이가 있나?
 속이는 입장과 속는 입장이라고 해야하나?(웃음) 간단한 예로, 고위직급자가 하위직급자에게 “오늘은 일하지 말고 나가서 놀아”라고 얘기한다. 그럼 하위직급자는 그냥 일이 없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나가는데 알고 보면 감찰이 오는 거였다. 이런 식이다. 하위직급자들이 모는 이야기들이 많다.


 보통 어떤 이들을 만나나?
 다단계를 그만둔 사업자들을 많이 만난다. 얘기를 듣고 있으면 재밌다. 분명히 피해자인데, 가해자이기도 하다. 취재를 목적으로 만난 것이긴 하지만 지금도 연락하며 지낸다. 이것도 내 인맥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새로운 사람들과?
 그렇지는 않다. 만났던 사람 또 만나기도 한다. 그래도 이야기는 계속 나온다.



 작품 이야길 해보자. ‘던전 오브 다단계’는 캐쥬얼 게임의 형태로 만들어졌다.
 그림작가의 생각이다. 웹툰을 보는 연령층이 20대 초 중반이 많다 보니 그렇게 했다. 원래는 극화체로 가려고 했는데 그러면 분위기가 지나치게 무거워질 것 같았다. 또 작품 특성상 주고받는 대사가 많다보니 극화체로 가면 그림이 지루해지겠다 싶었다. 그래서 차라리 게임으로 가보자고 했다.


 좋은 선택인 것 같다.
 극화로 1화 분량까지 그려봤다. 지금 형태가 나은 것 같다. 처음에는 제목이 ‘다단계 2015’였다. 포털  담당자와 얘기해보니 식상하단 얘기를 들었고, 게임의 형태를 빌렸으니 제목도 게임스럽게 지었다.


 작품의 내용이 특정 업체를 겨냥한 것은 아닌가?
 보통 4∼5곳 업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토대로 작품을 구성한다. 업체들이 다 같은 방식을 쓰는 것이 아니므로 특정 회사만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연재가 시작되고 웹툰을 접한 고위직급자(혹은 업체)가 만화 내용만 보고 회원들에게 “우리 얘기가 아니다”라고 한단다. 물론 내용 전체가 특정 업체의 이야기일 수는 없겠지만, 부분적으로는 분명히 자행되고 있다.


 대학생 다단계가 주된 내용이 되는 것 같다. 연령대를 달리해서 다른 작품을 만들 생각은 없나?
 장년층까지 웹툰을 많이 볼 것이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포털 자체의 수요나 이런저런 것들을 고려해봐야 할 문제다.


 주변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취재원들은 재밌어 한다. 자신들이 주인공이니까. 공감 가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내가 타깃으로 한 독자층은 다단계에 대해 모르는 일반 독자들이다.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시는데, 내가 기대했던 반응은 아니다. 작품 내용에 대해 지적하면 나도 다시 답변을 하고, 이런 식의 치고 받으면서 토론을 하는 듯한 분위기를 원했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은 없었나?
 있었다. 장황한 문의 메일이 와서 답변을 하니 없는 메일이란다. 모 업체 관계자는 메신저를 통해 연락이 왔길래 내가 한 번 만나서 이야기하자니까 거절하더라.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면 실제로 만나서 얘기를 해야한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일단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하고 싶다.

 
한기순 기자ggsoon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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