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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오의 구구절절 | 이강선 前 카야니 다이아몬드

“네트워크 비즈니스는 신뢰의 사, 카야니는 장애인과의 약속 지켜야"

  • (2014-10-27 00:00)

 네트워크 비즈니스는 신뢰의 사업이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富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이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가 바로 신뢰이다. 신뢰가 바탕이 된 네트워크 비즈니스는 부의 공동체를 이룩할 수 있지만, 신뢰가 깨진 네트워크 비즈니스는 재앙이 되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네트워크 비즈니스는 태생적으로 부실한 복지정책을 기반으로 한다. 대학생 다단계와 노인을 대상으로 한 다단계가 성행하는 원인도 국가가 그들의 열악한 상황을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네트워크 비즈니스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장애인이다.
 이강선 사장은 청각장애인으로 카야니코리아에서 다이아몬드 직급까지 올랐던 사람이다. 비교적 안정된 수입을 올리면서 사업을 다져가던 그는 2013년 돌연 사업을 접었다. 카야니 사업을 시작하면서 약속했던 카야니코리아 수익의 0.2%를 배당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카야니와 청각장애인 판매원 사이에는 무슨 약속이 있었던 걸까?

-우선 궁금한 것부터 묻겠다. 왜 카야니를 그만뒀나?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약속이 있었기에?
 그 전에 일하던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카야니로 옮겼다. 옮기는 과정에서 카야니코리아의 수익 중 0.2%를 받기로 약정을 했다. 나와 함께 사업을 하던 사람들 중에 청각장애인이 약 200명 정도 있었다. 그 중에 지분을 받기로 했던 사람은 70명. 오토십을 유지한 사람이 35명이었다. 그런데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회사와 약속한 것인가?
 실질적으로 카야니 전체의 운영권을 쥐고 있던 스폰서와의 약속이었다. 그렇지만 그 스폰서가 카야니의 회장인 커크 핸슨과 체결한 계약서에 오토십을 유지하는 회원에 한해 0.1%의 수익을 주겠다고 했으므로 회사와의 약속도 된다고 생각한다.


-커크 핸슨 회장을 만난 적 있나?
 자주 만났다.


-커크 핸슨 회장에게 배당 부분을 이야기한 적은?
 없다. 1번 사업자를 포함해서 스폰서들과 함께 만났기 때문에 이야기할 입장이 아니었다.


-카야니 사업은 얼마나 했나?
 정확하게 2011년 3월부터 2013년 2월까지 꼭 2년 간 카야니에서 일했다.


-카야니 사업을 하게 된 계기는?
 2006년 경부터 알고 지냈던 양희창 씨와 함께 사업을 하게 됐다. 일반인들은 우리를 불편해 한다. 통역하는 것도 번거롭고. 그런데 양희창 씨는 그런 가운데서 우리를 위해 많은 도움을 준 사람이다.

-결혼은 했나?
 했다. 나와 같은 청각장애를 가진 예쁜 아내와 더 예쁜 딸이 하나 있다. 이제 중학교 1학년인데 나와 아내를 위해서 통역도 해주고 발랄하게 잘 자라고 있다.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한다.


-가계의 수입원은 무엇인가?
 약간의 재테크를 하고 있고, 아내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에는 불편함이 없다.

-다른 청각장애인도 당신 정도의 수입이 있나?
 아니다. 나는 운이 좋은 편이고 다른 사람은 훨씬 열악하다. 가장 적게 버는 사람은 월 5만원 버는 사람도 있다. 많이 버는 사람이라고 해봐야 한 달에 40만원에서 50만원 정도 번다. 우리는 정규직으로 일하기가 어렵다.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니까.


-국가에서 생활 지원금이 나오지는 않나?
 그런 거 없다. 다만 대중교통 이용할 때 장애인 할인 받는 게 고작이다.


-생활이 어려울 수밖에 없겠다.
 그래서 카야니를 한 거다. 네트워크 비즈니스로 얻을 수 있는 사업소득과 회사 이익의 0.2%를 주기로 한 약속도 있었고.

-그 0.2%는 청각장애인 모두에게 주기로 한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막론하고 오토십을 유지하는 사람에 한해서 주는 걸로 약속했었다.


-오토십 부담도 만만치 않았을 텐데?
한 달에 16만원 8000원 어치의 제품을 자동 구매했다. 정확하게 21개월 유지했다.


-한 달 소득이 50만원 정도 되는 사람들이 17만원어치의 제품을 매달 구매했다면 상당한 부담 아닌가?
 그렇게 하면 회사 수익의 0.2%를 주겠다고 했으니까. 부부가 각자의 코드로 등록하고 유지했던 사람들도 있다. 혼자서 유지했던 사람들보다 훨씬 더 부담을 느꼈을 것이고, 그것 때문에 가정이 깨진 사례도 있다.


-카야니의 지사장이나 책임질 만한 사람은 만나봤나?
 못 만났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방법을 모르겠다. 도와달라.


-공정거래위원회나 직접판매공제조합에는 가봤나?
 일반인이라면 전화를 해서 문의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청각장애인이라 그럴 수가 없다. 누군가가 도와주지 않으면 전화를 할 수도 없고 약속을 잡을 수도 없다.
 이 일로 누군가가 개인적인 피해를 입는 걸 원하지는 않는다. 다만 카야니라는 회사에서 약속했던 부분을 받고 싶은 것뿐이다.


-일반인 스폰서들이 도와주지 않나?
 스폰서는 있지만 도와주는 사람은 없다. 대부분 우리를 이용하려고만 한다.


-이용당한다는 느낌이 들 때는 어떻게 하나?
 그만둔다. 아무리 돈이 된다고 해도.


-꿈은 무엇인가?
 농인(청각장애인)들에게 스스로 먹고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게 내 꿈이다.


※이번 인터뷰는 이강선 사장과의 필담으로 주로 이루어졌으나, 양희창 씨의 도움이 적지 않았다. 그는 이강선 사장을 카야니로 리크루팅한 장본인이기도 하지만 끝까지 청각장애인들의 곁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

권영오 기자chmargaux@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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